오늘은 퇴직금과 IRP 계좌에 대해서 얘기해보려 합니다. 정말 퇴직금을 받으려면 정말 IRP 계좌를 만들어야 할까요? 퇴직하기 전에 중도정산을 받으려면 IRP 계좌를 개설해야 할까요? 연말정산에서 IRP 계좌가 세액공제 금액이 크다고 하던데, 최대 얼마까지 가능할까요? 개인이 잘 운용하면 수익률도 좋다고 하던데, 어떻게 운용하는 것이 최적일까요?
이번 포스팅은 이러한 퇴직금과 IRP 계좌와 관련된 궁금증들을 해결해보고자 합니다. 결론적으로, IRP 계좌는 퇴직금을 받고, 운용하고, 중도정산을 받기 위해서는 꼭 필요합니다. 따라서 IRP 계좌를 비대면 온라인으로 개설하는 것을 추천드리고요. 아울러 연말정산을 위해, 연간 최대 900만 원까지 IRP 계좌에 입금할 수 있고(세액공제 한도금액), 이 중 최대 13.2%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다음의 내용을 통해 자세히 살펴보시죠.
개인형 퇴직연금 IRP(Individual Retirement Pension)이란?
IRP란 무엇일까요? 영어로는 Individual Retirement Pension의 앞글자를 따서 IRP라고 부릅니다. 개인형 퇴직연금인 것이죠. 원래 IRP는 은퇴 전까지 여러 차례에 발생하는 퇴직금을 세전(세금을 내기 전)으로 모았다가, 55세 이후에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퇴직금 전용계좌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소득이 있는 근로자라면 누구나 만들 수 있고, 회사에서 퇴직금을 주기 위해 만드는 DB형(확정급여형)이나 DC형(확정기여형)과는 전혀 다른 성격의 개인금융계좌입니다.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세금혜택을 지원하고 있는 수단으로, 노후에 안정적 경제 기반을 마련하는 수단입니다.
참고로, DB형과 DC형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싶은 분은 아래의 포스팅을 확인해 보시면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 퇴직금(퇴직연금) 중간정산 가능한 6가지 상황 | 중도인출 신청방법 및 필요서류
이러한 IRP 계좌를 통한 적립금은 확정기여형(DC) 퇴직금처럼, 예금이나 펀드 등의 금융상품을 본인이 선택해야 하는데요. 안전한 예금에만 넣고 매년 5% 이내의 이자만으로 운용할 것인지, 아니면 지수연동 ETF와 같은 펀드에 투자해서 그 이상의 수익률을 올리며 나의 퇴직금을 운용할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물론 이러한 펀드에 투자한다고 본인이 선택하면, 투자한 원금도 까먹을 수도 있으니 유의하셔야 합니다. 본인이 선택한 만큼 그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리고 IRP 계좌의 가장 큰 장점은, 투자운용수익에 대한 '이자소득세'나 '배당소득세'가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예금에 투자하면 이자가 나오고, 주식연계 상품에 투자하면 배당이 나옵니다. 이러한 추가 소득에 대해 세금이 없이 고스란히 IRP 계좌에 입금이 되어 재투자가 되니, 복리의 마법이 가능합니다.
또 한 가지 장점은, 55세 이후에 IRP 계좌를 통해 연금으로 받기 시작할 때는 결국 세금을 내야 하는데요. 이러한 연금소득세는 3.3% ~ 5.5% 정도로 매우 낮은 세율이 적용됩니다. 추후 뒤에서 세액공제 때 자세히 설명드리겠지만, 세액공제는 최소 13.2% ~ 최대 16.5%를 받을 수 있지만, 55세 이후에 연금으로 받으면 최소 3.3%에서 최대 5.5%로 세금을 내기 때문에 약 10%가량의 세금을 절약하는 효과도 또한 있는 것이지요. 어차피 미래를 위해 저축을 해야 하는 분이시라면, 이러한 IRP 계좌를 활용 안 할 이유가 없습니다.
퇴직연금(DB, DC)에 가입했더라도 IRP 계좌는 의무 개설
아마도 회사를 다니는 직장인 분들은 확정급여형(DB)이나 확정기여형(DC) 둘 중에 하나로 퇴직연금을 가입했을 텐데요. 만약에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고자 하신다면, 반드시 IRP 계좌를 개설하고 이를 통해 받아야만 합니다. 법에서 이렇게 정했다고 하니 하기 싫어도 어쩔 수 없는 것이죠. 단, 예외도 있는데요. 퇴직할 때 만으로 55세가 넘었거나, 퇴직금 자체가 300만 원 이하의 적은 금액이라면 굳이 IRP 계좌를 만들지 않고 그냥 일반계좌로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에도 일시금 수령이 아닌 연금 형태로 수령하고자 하면, 반드시 IRP 계좌를 통해 받아야 합니다.
어쨌든, DB형이 아닌 DC형을 선택했다면 IRP 계좌를 개설하는 것은 필수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렇게 IRP 계좌를 개설하게 되면, 그동안 쌓였던 퇴직금이 내 계좌로 입금이 되는데요. 내가 돈을 찾아서 쓰지 않았기 때문에, 퇴직소득세를 차감하지 않는 온전한 전체 금액이 입금이 됩니다. 이것이 IRP 계좌운용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가 이 계좌에서 돈을 찾기 전까지는 절대 정부에서 세금을 떼어가지 않습니다. 세금을 계속 재투자해서 수익화할 수 있는 효과(세액이연효과)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IRP 계좌의 돈을 정기예금이나 코스피 연동 ETF 등과 같은 펀드에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것이죠. 세금은 나중에 돈을 찾을 때까지 이연 시켜주니까, 이러한 세금도 계속 재투자를 해서 장기 복리의 마법을 누릴 수 있습니다.
정기예금이나 적금 4~5% 짜리 들면, 이자소득세를 내고 나면 실질적으로 2~3% 내외의 순수한 소득일 겁니다. 차라리 이럴 바에는, IRP 계좌에 연간 최대 금액인 900만 원씩 저축해서 약 118만 원가량의 세액공제 혜택(13.2%)도 받고, 코스피 연동 지수에 장기투자해서 수익률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더욱 현명하지 않을까요?
제가 단순하게 계산해 보니, 직장을 처음 다니기 시작한 2010년도부터 지금 2023년도까지 IRP 계좌로 퇴직금을 운용한다고 가정해 봤습니다. 투자는 코스피 200 지수를 추종하는 KODEX 200 ETF 상품이고요. 2010년에 코덱스 200이 약 20,000 원이었습니다. 지금 2023년은 약 35,000 원이고요. 매년 일정금액으로 샀다고 가정하면, 평균단가는 약 27,500원(= (2만 + 3만 5천) / 2)입니다. 그렇다면 IRP 계좌를 통한 코덱스 200에 대한 투자 평균단가가 27,500 원에서 35,000원이 되었으니, 약 27%의 수익률이 될 수 있었겠네요. 코스피 지수에 대한 투자는 장기로 봤을 때, 생각보다 안정적이고 괜찮은 수익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IRP 계좌로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은 다양합니다. 예를 들어, 가장 기본적이고 안정적인 예금이 있고요. 그 외 ELS, 펀드, ETF, 상장리츠 등 다양한 상품에 자유롭게 투자하여 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삼성전자와 같은 개별 종목에는 투자가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원금손실이 발생하는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비율은 70%를 넘지 못합니다.
IRP 계좌 퇴직금 인출 가능한 경우
회사에서 정년까지 꽉 채우셨다면, IRP 계좌를 통해 입금된 퇴직금은 전액 바로 수령할 수 있습니다. 물론 55세 이상만 되면 연금형태로 매월 따박따박 돈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본인의 선택에 달린 것이죠.
아울러, 정년까지 기다리지 않더라도 아래와 같은 특별한 사유가 있다면 그동안 모아놨던 퇴직금을 일시에 수령이 가능한데요. 특별한 사유란, 결과적으로 큰 목돈이 필요한 경우입니다. 당장 돈을 빌리기도 어렵고, 내가 목돈이 필요한 상황이니 퇴직금을 조금 미리 당겨서 쓴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무주택자인 가입자가 본인의 명의로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 무주택자인 가입자가 주거를 목적으로 전세나 월세의 보증금을 부담하는 경우
- 가입자 본인, 배우자 및 그 부양가족이 6개월 이상의 요양을 필요로 하는 질병이나 부상을 당했을 때 그 의료비를 내가 부담하는 경우(이때 의료비는 본인의 연봉의 12.5% 이상인 경우에만 가능함)
- 가입자 본인이 최근 5년 이내에 파산을 선고받았거나, 개인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은 경우
일반적으로, 첫 번째 주택구입이나 두 번째 전세나 반전세, 월세의 경우에 목돈이 필요하다면 이러한 IRP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인출하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은, 서울 도심지나 지방의 핵심요지에 본인 명의의 아파트를 구입하게 될 때, 이러한 퇴직금을 활용하는 것은 매우 좋은 선택입니다. 주식이나 예금을 통한 운용수익률도 좋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부동산 투자를 통한 수익률이 월등히 좋기 때문입니다. 절대 변두리 지역에 사시지 마시고, 비싸도 핵심 지역에 사세요. 빠질 때는 미미하게 빠지고, 오를 때는 확실하게 오르는 것이 학군지와 교통의 요지에 있는 아파트입니다.
IRP 계좌 모바일 비대면 개설 방법
원칙적으로 IRP 계좌는 퇴직연금 사업자라고 불리는 금융회사별로 1개씩 다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여러 개를 만들어 분산시키면, 관리하기도 어렵도 수수료도 부담되기 때문에 통상 1개의 계좌를 만들고 거기에 퇴직금을 모아서 관리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사실 어떤 금융회사를 선택하던지 큰 차이는 없다고 봅니다. 우리나라 메이저 은행과 증권사들은 모두 안정적이고, 어플이나 시스템이 훌륭하거든요. 따라서, 운용하는 수수료가 더 저렴한 지, 그리고 자산관리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주는지 등으로 판단하시면 되겠습니다. IRP 계좌는 언제든지 본인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회사로 옮길 수 있습니다.
또한, IRP 계좌는 모바일 앱을 통해서 비대면으로 간편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저는 아주 예전에 신한은행을 통해서 만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이렇게 모바일로 만들면 수수료를 감면해 주는 회사들도 많으므로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비대면으로 IRP를 개설하는 방법은 아래의 포스팅을 참고하세요.
▶ 신한 은행 모바일로 퇴직 연금(개인형 IRP) 계좌 만들기
IRP 계좌 900만 원까지 연말정산 혜택(세액공제 최대 118.8만 원)
IRP 계좌에 돈을 넣어두면 연간 최대 700만 원까지 연말정산 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DC형 계좌도 마찬가지로 혜택을 받을 수 있고요. 그러나, 회사가 관리하는 DB형은 내가 추가로 납입할 수 없기 때문에 연말정산과 상관이 없고 혜택을 받을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DC형으로 하기보다는 IRP 계좌로 자금을 운용하는 것이 더욱 경제적입니다. 왜냐하면, 운용 수수료율이 DC형보다 더 낮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IRP 계좌는 연금저축(개인연금)과 연계해서 한도와 세액 공제율이 정해지므로 본인에게 맞는 전략을 세우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유가 있으시다면 최대금액을 넣어두시고, 연말 최대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으시는 것이 유리하십니다. 다만, 이렇게 연말정산을 통해 혜택을 받은 금액을, 추후 연금형태로 수령하지 않고 일시불로 수령하게 되면 16.5%의 기타 소득세를 납부해야 합니다. 따라서 세액공제 혜택인 13.2% 대비 더 높은 비율로 세금을 내야 할 수 있으므로 이 점을 항상 유념하셔야겠습니다.
총 급여액 (종합소득금액) |
5,500만 원 이하 (4,500만 원 이하) |
5,500만 원 초과 (4,500만 원 초과) |
세액공제 납입한도 | 연금저축은 600만 원, IRP는 900만 원 | |
세액공제율 (지방소득세 포함) |
16.5% | 13.2% |
환급세액 (최대 900만 원 납입 시) |
148만 5,000 원 | 118만 8,000 원 |
내가 만약에 급여가 연간 5,500만 원 이하면, IRP로 900만 원을 적립하면 최대 148.5만 원을 세액으로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실로 엄청난 세금혜택이죠. 아마도 연봉이 5,500만 원이면 실질적인 과세표준이 대략 3,500만 원에서 4,000만 원 정도일 것이고, 그렇다면 세율은 약 15%입니다. 인적공제받고 이것저것 공제받으면, 많이 내봐야 연말정산 시 세금으로 약 100만 원 내외일 텐데 여기에 세금으로 148만 원가량을 공제받으면 오히려 48만을 더 돌려받게 됩니다. 일종의 월급 같은 느낌입니다.
IRP 계좌는 단기적인 연말정산 혜택을 위한 용도가 아니라, 장기적인 노후자금을 위한 연금의 용도로 활용하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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